영영 사랑했던 여름에게, /백수린, 여름의 빌라

 

 

 

  즐겨보는 유튜브 오마르의 삶 채널에서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밤은 재미난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그리고 그 예감이 여름을 사랑하게 만든다 했다.

그 문장은 여름에 대해 다시 재고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내가 여름의 빌라를 천천히 음미하게 된 이유였다.

 

 

 

  여름의 빌라 소설집 속은, 대게 이상한 어른들의 세계와 투명한 아이의 세계가 겹쳐졌는데, 그것이 나를 눈멀게 했다.

그렇다고 어른들은 이해받아 마땅한 아이의 세계를 함부로 침범하지 않고, 그들은 그렇게 가까이, 가까스로 맴돌 뿐이었다. 외에도 주변인과의 그런 적당한 교집합을 사랑하고 여집합을 존중해주는 것도 매력적이었으나, 보통의 창작물에선 그런 사려깊고 이상한 어른이 많지 않았기에, 그런 면이 나에겐 돋보였다.

 

 

  <폭설>에서 주인공의 엄마는 첫눈이 내리면 학교에서 주인공을 조퇴시켜 바다로 데려가고, 비가 오는 날이면 탱고를 틀고 함께 춤을 추는 사람이다. 아 낭만적이다. 바람이 선선히 불 수 있도록 마음 속 공간을 만들어주는 어른같았다. 너도 꼭 이 좋은 세상에서 사랑을 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라고 자신의 딸을 조용히 축복하는 것 같았다. 물론 엄마의 부재는 주인공에게 참을 수 없는 상실의 기억이 되었지만, 그 기억이 주인공을 살릴 것임에 틀림없다. 털고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듯 말짱한 것이 우리의 일상이니까. 

아이를 기른다는 건, 아이를 축복하는 일 아닐까. 따스하고 아름답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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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도우면서 사는 곳이란 걸 아는 사람으로 네가 크면 좋겠어."

"너는 그런 세상을 이루는 작은 일부란 걸 잊지 말렴."

 

 좋은 어른들의 세계를 보는 것 같아 보는 내내 마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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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하고 침착하며 함축적이지만 꼼꼼하다는 박연준 시인의 평이, 고개를 주억거리게 했다.

백수린 작가는 고고하고 깔끔하다.

내가 사랑하는 소설 여름의 빌라.

마주치면 읽어보길 바란다.

 

 

 

추천하는 분

책으로 여러 삶을 투영해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이상하고 모범적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담담하고 담백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

짧은 호흡으로 책을 읽고픈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