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잡초처럼 서 있었습니다. 세상 까짓것 힘들어 봐야 얼마나 힘이 드냐고 며칠 전에도 결심하였건만 진짜로 힘이 드는 겁니다. 까짓것 내가 더 독하다고 되뇌었건만 힘든 그것이 나를 이기는 날도 있습니다. 생존한다는 것이 이토록 힘겨울 때면 산책을 합니다. 내 발아래에서 압력을 견대는 풀들은 말이 없었습니다. 서서히 몸을 다시 세우는 그것이 나보다 더 강할 때도 있습니다. 잡초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저 여리고 여린 것들이 얼마나 묵묵히 생명을 다하는지 잡초가 아니라서 감히 알 길이 없지만 막연히 추측해보는 겁니다. 그들은 몸통이 잘려나가고 숱하겨 밟혀도 결코 죽는 소리 하니 않고 서서히 일어서며 살아있는 겁니다. 선생은 저 잡초다 싶어 환한 이 대낮에 엎드려 절이라도 할 뻔 했습니다. 잡초보다도 못한 하루를 살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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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리타, <사라지는, 살아지는> 中